12월 저녁, 계양산 트레일러닝 후기|맘만 급하던 일과, 나서게 된 즉흥 러닝

12월 저녁, 갑자기 계양산으로 향했다

요 며칠 동안 마음속으로 계속 나의 페이스를 찾기 위해 계양산 트레일러닝을 계획하고 있었다.
12월 3일, 초겨울의 저녁.
내게는 그냥 넘길 수 없는 중요한 하루였고, 해가 기울 무렵이었지만 망설임 없이 계양산 쪽으로 차를 몰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안 뛰는 것보다는 짧게라도 뛰고 오자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산에 들어서는 순간, 그런 계산은 일순간에 사라졌다.

겨울 초입의 산은 조용했고, 밤으로 향하는 시간대의 산길은 자연스럽게 발길이 뜸해 보였다.
도시와 이렇게 가까운 곳에 트레일을 할 수 있는 산이 있다는 사실이, 그날의 나에게는 큰 위안이자 작은 행복이었다.

계양산 트레일러닝 중 마른 낙엽과 흙길 위를 달리는 러닝화

계양산 마른 낙엽과 단단한 흙길의 트레일러닝

겨울 눈은 없었지만, 마른 낙엽이 쌓인 구간은 생각보다 미끄러웠고
돌이 그대로 드러난 구간에서는 발과 발목에 반응이 즉각적으로 전해졌다.

이런 길에서는 자연스럽게 발 디딤이 조심스러워진다.
그와 함께 속도도 낮아진다.
겨울 트레일러닝 특유의, 서두르지 않게 만드는 분위기였다.


겨울 초입, 계양산 트레일러닝 중 나무 사이로 이어진 산길 풍경

숲길과 나무 사이, 리듬을 찾는 러닝

계양산의 매력은 분명하다.
✔ 길이 복잡하지 않고
✔ 고도 변화가 과하지 않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나무 사이 길을 달리다 보면
호흡이 서서히 안정되고, 어느 순간 내 발소리와 거친 숨소리만 또렷하게 들린다.


잠깐 멈춰 서서 본 풍경|도시와 산의 경계

중간중간 멈춰 서서 둘러본 풍경은 “아, 여기가 계양산이었지”라는 생각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
도시는 하나둘 불을 켜기 시작했고 산은 조용히 어둠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밤이 되면 모습을 드러낼 산짐승들도
어쩌면 이 시간들을 기다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들 사이에 끼어든 내가
둔탁한 발소리로 진동과 소음을 만들어내며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잠시 불청객이 된 것 같아 미안하면서도 이상하게 반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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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트레일러닝 코스 GPS 기록과 고도 변화 그래프

러닝 기록 한 줄 요약

  • 거리: 약 8.1km
  • 시간: 1시간 20분대
  • 느낌: 빠르지 않지만 꽉 찬 러닝
  • 컨디션: 겨울 초입, 땀은 적고 호흡은 안정적

숫자보다 기억에 남는 건
‘오늘 안 뛰었으면 분명 두고 두고 아쉬워했겠다’는 감정이었다.

역시 늦었다고 생각들 때 바로 움직이면 그나마 막차는 타서 다행이라는 결과적 보람을 느낀다…


계양산 트레일러닝, 이런 분께 추천

  • 멀리 가지 않고 도시 근교에서 트레일러닝을 즐기고 싶은 분
  • 겨울에도 큰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는 산을 찾는 러너
  • 기록이나 속도보다 리듬과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
  • 짧은 시간이라도 혼자만의 러닝 시간을 갖고 싶은 날

마무리|갑작스러웠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계획된 러닝도 분명 좋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만 먹고 차일피일 미루던 일상을 박차고 나서는
즉흥적인 트레일러닝은, 몸보다 마음을 먼저 가볍게 만든다.

12월의 계양산은
나에게 내 페이스를 그대로 즐겨도 괜찮은 러닝으로 배려해주었다.

그래서, 달리길 잘했다.
고마워, 계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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